<스타트렉 다크니스> 지루할 새 없는 엔터프라이즈호에서의 추억놀음

  

스타트랙

어릴 적에 이미 몇 번째 재방이었을 스타트렉 시리즈를 보았던 희미한 기억은 원조를 보았던 아버지 세대에게는 우스울 터. 아쉬운 대로 그나마 기억이 보존되어 있는 4년 전 뉴버전의 첫 편에 기대어 극장으로 향했다. 이것 또한 디테일은 잊혔으나 주말의 늦잠이 단비 같은 직장인에게 복습은 사치! 얼마 전에 본 <크루즈 패밀리>의 귀여운 프로모션 컵으로 콜라를 빨며 착석. 양쪽 벽면을 사용한 현대자동차의 멋진 광고와 함께 뉴버전 스타트렉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됐다. CG를 2백 퍼센트 감상할 3D로 보진 못했으나 2시간이 넘게 쏟아져 나오는 CG의 향연은 감탄이 절로 나왔다.

 SF 영화에 거는 기대는 대개 새로운 볼거리인데, 스타트렉은 익숙한 것을 더 멋지게 만나는 데에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 멋진 우주함대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모양새인데도 황홀함을 느끼게 하고 탑승하고 싶은 욕구를 자아내는 건, 커크와 스팍이 있는 스타트렉의 엔터프라이즈호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렴풋한 기억 뿐인 나조차 이렇게 각별한 스타트렉은 오리지널을 자연스럽게 접했을 나이 지긋하신 분들에게는 형언하기 힘든 향수와 맞닿아 있는 것이겠지. 그래서 전편은 물론 원작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작용하는 단점은, 내용의 이해에 몇 가지 작은 방해를 받는다는 것보다 이러한 추억놀음에 동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엔터프라이즈호에 대한 애정이 있을 수록 더 빠져들어 감상할 수 있는 두 번째 뉴 스타트렉. 사전에 예상한대로 커크와 스팍의 우정, 도덕과 관련한 악에 대한 대응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내용이라 딱히 내용면에서 인상적일 것은 없었지만, 이렇다하게 불만스럽거나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었다. 스팍의 정갈한 앞머리와 뾰족귀, 신나는 워프 잔치를 보고 있는 건 두 배의 런닝타임이 더 주어져도 긴장을 놓치지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더 좋았던 건, 이번 시리즈의 핵심인물이 내 닉네임과 비슷한 이름을 쓰는 '칸'이었다는 점. '깐'이라는 별명으로 소개를 주고 받았던 외국인들은 모두 '칸'으로 발음했었기 때문에, 아주 억지는 아니다. 아무래도 오늘 밤엔 엔터프라이즈호에 탑승하는 꿈을 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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