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덕분입니다』 by 이연숙

  

『엄마 덕분입니다』는, 60~70년대 유년시대를 살았던 작가의 추억을 거쳐 현재를 살아가는 그녀와 가족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운 것이 많아지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엄마 때문에 아팠던 기억들보다 엄마 덕분에 따뜻했던 기억이 점점 많아지는 나이가 되면서, 엄마로 사는 데 익숙해지고, 엄마로 살아가면서 엄마가 더 그리워지는, 그 시간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그 시대의 추억과 반짝이는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아껴가며 담아두었다. 이렇게 담아둔 이야기는 오래 묵혀두어 발효와 숙성을 거듭하고 현재 진화중에 있다.
『엄마 덕분입니다』는, 60~70년대 유년시대를 살았던 작가의 추억을 거쳐 현재를 살아가는 그녀와 가족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운 것이 많아지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엄마 때문에 아팠던 기억들보다 엄마 덕분에 따뜻했던 기억이 점점 많아지는 나이가 되면서, 엄마로 사는 데 익숙해지고, 엄마로 살아가면서 엄마가 더 그리워지는, 그 시간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그 시대의 추억과 반짝이는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아껴가며 담아두었다. 이렇게 담아둔 이야기는 오래 묵혀두어 발효와 숙성을 거듭하고 현재 진화중에 있다.

아이가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지나는 힘든 시기에 엄마라는 이름으로 곁에 있어줄 수 있어 뿌듯하고 무조건 내어주고 손해 보고 양보하는 엄마로 살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다. 그지없이 고맙다. -p66

아버지가 없던 어릴 적 기억 속에 엄마를 추억했다. 극성스러운 것도 아니고 억척스러운 것도 아니었지만 온갖 험한 일들을 묵묵히 해내셨던 엄마. 일곱 번 이사를 했고, 여섯 가구가 모여 살던 집과 수돗가와 오래된 우물과 펌프가 있었다. 미래 과학자인 오빠의 임상 실험으로 형제들 모두 배탈로 시달리던 시절, 아침에 눈을 뜨면 재래식 화장실 앞에 줄을 섰고 겨울철에는 뜨겁게 끓인 물을 한 바가지 부어 세수를 했다. 현재 일흔 넷이라는 나이로 홀로서기를 시작한 엄마의 모습을 오버랩시켰다. 나가고 싶은 때 나가고 먹고 싶을 때 먹고 눈치 안 봐서 좋다고, 혼자 사는 게 편하다고 말씀하시지만 컴컴한 집에 현관문 열고 들어가 불 켜는 게 제일 싫다고 하신다. 자식들이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진실 때문에 또 다른 진실을 외면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엄마도 2년 전 홀로 되시고 어느덧 일흔 여덟, 조만간 팔순을 바라보신다.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고 쉬는 날 찾아뵙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인데 그조차도 실행하기가 어렵다. 알고 보면 이 또한 내 편리성에 맞춘 행위일 뿐이다.

나처럼 나이를 잊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작가는 유독 나이에 집착했다. 열여섯 살 되던 해 설날 떡국을 먹다가 “와, 나도 이제 4년만 있으면 스무 살이다”라는 생각에 가슴이 콩닥거리고 알 수 없는 기쁨에 하루 종일 마음이 들떴다고 했다. 열일곱 살을 함께 보냈던 허물없는 친구들과 시간들을 기억했다. ‘쉰 살’이라는 나이는 엄마도 지났고 딸도 지날 나이, 사무치는 나이란다. 그러고 보니, 철도 안 들던 고등학생 때였던가 나는 그랬다. 마흔 살만 살다가 죽어버릴 거라고. 젊음이 사라진다면 생을 마감하겠다는 각오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는 발언이지 싶다. 더도말고 우리 아이들이 시집갈 때까지만이라도 살고 싶다. 연금 좀 두둑히 쌓여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테고.

초등학교 시절에 폐렴으로 입원했을 때의 신났던 사연, 약이 올라 마시지도 못하는 술에 취해 지금의 남편이 등에 들춰 메고 집까지 갔던 사연, 배우자의 미국 연수 발령으로 샌디에이고에서 지냈던 사연, 출석률 백 퍼센트에 과제 수행률 백 퍼센트임에도 재패니즈만 편애하던 영어반에서는 존재감 제로였던 작가가 글쓰기 교실에서는 인기 폭발이었던 사연이 재밌다. 반면, 쓸데없이 땅덩어리만 커서는 굳세게 잠겨있는 미국의 화장실 인심과 스타벅스용 이름에는 화가 나기도 했다. 가족이라는 것이 그렇다. 늘 가까이 있어 함부로 하기 쉽고, 등한시하거나 치부해버리고, 나중으로 미뤄두는 안이한 생각.. 하지만 잃고 난 뒤엔 얼마나 소중했는지에 대한 유난한 죄책감과 그리움으로 빠져들게 된다. 지금 내 곁에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고, 엄마가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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